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와 역할(독일)
자유시민회의, '북한인권과 한국정부의 역할'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와 역할 - 독일 사례 비교 검토1)* 윤여상

Ⅰ.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의 의미와 필요성

북한의 인권 상황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참혹한 수준이다.「국제형사재판소에 관
한 로마규정」제7조 1항에 명시되어 있는 ‘인도에 반한 죄’(Crime against
Humanity)는 살인, 절멸, 노예화, 추방 또는 강제이주, 투옥 또는 기타 신체적 자유
의 심각한 박탈, 고문, 강간, 성적 노예화, 강제 매춘, 강제 임신, 강제 불임, 성폭
력, 박해, 강제실종이다. 그런데 여기서 열거된 범죄들은 북한 사회에서 널리 자행
되고 있고, 또 각종의 인권단체들이 고발하는 것들이다.
 
특히 정치범수용소는 이러한 범죄들이 모두 발생하고 있는 곳이다. 이처럼 북한의
인권실태는 극도로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과 제도적 접근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북한인권에 대한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의 관심과 개선 노력
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북한은 서구적 인권 개념을 거부하고 이른바 ‘우리식 인권’ 개념을 주장하면서,
참혹한 인권상황을 호도하려 하고 있다. 인권침해가 광범위하게 조직적으로 실시되
고 있으며, 비인도성과 반인륜성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
이다. 따라서 북한의 인권침해 행위들은 즉각 중지되고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즉각적인 중단은 여의치 않다. 북한이 인권침해를 시인할 가
능성이 낮으며, 체제유지 차원에서 폭압적인 인권침해를 쉽사리 그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당분간 북한 당국에 의한 인권침해 행위의 체계적인 기
록 및 계속적인 축적을 통해 사후처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러한 조직적․지속적
인 인권침해를 억제하는 수밖에 없다.

북한의 인권침해 실태에 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자료 수집과 축적과 관련해서
분단 기간 서독이 이룩한 실천과 경험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년 월 서독은 내독간 접경지역인 1961 11 잘츠기터라는 조그만 도시에 「중앙기록보
존소」, 일명 「동독지역 정치적 폭행사례 기록보존소」를 설치․운영한 바 있다. 우
리도 이 같은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서독의 중앙기록보존소의 설치배경과 활동을 검토하고,
이를 위한 입법적 노력의 필요성과 함께 ‘북한인권(침해)기록보존소’ 설치․운영방안
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검토는 향후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조속한 운영과 효
과적인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Ⅱ. 서독의 중앙기록보존소 설치배경과 활동

1. 중앙기록보존소의 설치배경

1961년 8월 13일 동독은 베를린 장벽을 건설해 동서 베를린간의 자유로운 교통
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이에 서독 정부는 장벽 건설 및 동독 내의 정치적 폭력행위
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공소시효에 관계없이 동독의 비인도적, 반법치국
가적 범죄행위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보존함으로써 향후 형사소추를 가능하게 하
기로 결의하였다. 그리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기구로 같은 해 11월
24일 니더작센(Niedersachsen) 주 잘츠기터(Salzgitter) 시에 중앙기록보존소(정식
명칭은 ‘잘츠기터 소재 주 법무성의 중앙기록보존소’: Die Zentrale
Erfassungsstelle der Landesjustizverwaltungen in Salzgitter)를 출범시켰다.2)
이 기구의 설립은 1961년 9월 1일 함부르크 주 하원의원(함부르크 시의 기민련
지역당수 겸임)이었던 블루멘펠트(Erik Blumenfeld)에 의해 처음으로 제안되었다.

당시 베를린 장벽의 구축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서베를린 시장은 이 제안을 적극 수용해, 9월 5일 서독의 주 총리들에게 기록보존
소 설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편지를 발송했다. 이에 따라 10월 25일에서 27일까
지 개최된 서독 주, 연방 및 서베를린의 ‘법무장관 합동회의’가 열렸고, 여기서 중앙
기록보존소의 설치가 결정되었다 . 이와 함께 동독과 가장 긴 국경을 접하고 있는
니더작센 주가 동 기구의 설치 및 운영을 위임받게 됐다.3) 이와 같이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주) 정부가 관장하게 된 것은 서독의 연방국가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
이라 할 수 있다.

2. 중앙기록보존소의 편제 및 구성

중앙기록보존소는 니더작센 주 법무부장관의 일반명령에 의해 잘츠기터 시의 잘
츠기터-바트 지방법원 구역 내에 설치되었다. 편제상으로는 브라운슈바이크 주 최
고검찰청에 소속되었으며, 니더작센 주 검찰총장의 직무상 지휘․감독을 받았다.
중앙기록보존소는 주 정부 산하기관으로 설치되었기 때문에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다른 연방주들의 협조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위 합동회의에서 연방과 각 주의 법
무부장관들은 중앙기록보존소의 업무수행에 필요할 경우, 모든 주와 연방의 기관이
그 활동을 보조할 것을 함께 결의하고 그에 대한 보장을 니더작센 주 법무부에 제
공하게 되었다.

운영에 필요한 예산도 연방과 각 주들이 분담하여 부담했다. 중앙기록보존소 출
범 당시 이 기구의 인원은 검사 1인과 보조인력 2인에 불과했다. 즉, 부장검사 프
리드리히 회제(Friedrich Höse)를 소장으로 하고, 검사시보 하인즈 오퍼만(Heinz
Oppermann)과 검찰사무관 카린 에델만(Karin Edelmann) 등 3명으로 활동을 시작
했다. 그러나 이후 업무 폭주로 인하여 1962년 말 7명으로 인원이 증가했다. 구체
적인 업무분장은 중앙기록보존소장이 결정하였다.

3. 임무와 수집방법

가. 임무

중앙기록보존소의 설립 초기에 그 임무(업무내용)는 베를린 장벽과 내독 국경선에
서 발생하는 동독의 ‘폭력행위’(인권침해행위) 수집․기록․보존에 국한되었다. 즉, 동
독주민의 탈출을 막기 위한 동독국경수비대의 총격행위만을 수집하여 기록했다.
그러나 1963년 10월 25일 연방법무성이 동독정권의 불법행위 전반에 대해 추적
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에 따라 중앙기록보존소의 업무영역이 다음과 같이 확
대되게 되었다. 그것은 첫째, 동독공산당 정권의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 법적 절차
없이 정치적 이유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살인, 육체적 상해 및 자유박탈 행위, 둘째,
정치적 이유에서 인간성 인도주의 ( )과 법치국가의 기본원칙에 반하여 과도한 형벌을
선고하는 불법적 판결, 셋째, 동독의 정치적 폭력체제의 발현으로서 수사절차의 진
행 중 또는 형사재판상의 조사를 빙자하여 행해지거나 형무소 수감자에게 자행된
가혹행위 등이었다.

중앙기록보존소는 원칙적으로 ‘형사소추가 가능한 폭력행위’ 혐의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만 증거자료 수집 및 보존 활동을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서독 형법은 기본
적으로 속지주의 내지 ‘행위지 원칙’을 고수하였다. 그러나 동독지역의 인권침해 기
록을 위하여 서독(중앙기록보존소)은 서독의 법원칙에 배치되는 동독의 형법조항에
대해 ‘행위지 원칙’ 대신 서독법의 적용 가능성을 보장하는 ‘역간 형법 적용원
칙’(Grundsätze des interlokalen Strafrechts)을 내세웠다. 이를 통해 중앙기록보
존소의 활동에 따르는 법적 제약을 극복하였다.

1968년 8월 각 주와 연방 법무장관 합동회의에서는 동독정권의 ‘폭력행위’에 대
한 명확한 개념규정이 확립되었다. 이에 따라 중앙기록보존소는 다음에 해당하는 4
가지 유형의 폭력행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그것은 첫째, 거주이전의 자유
(Freizügigkeit) 또는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한 채, 정권의 목적 달성을 위해 지시되
거나 묵인된 모든 형태의 살인 및 그 미수행위, 둘째, 정치적 이유에서 인도주의의
제원칙에 반하여 과도한 형벌을 부과하는 불법 판결(테러적 판결; Terrorurteile),
셋째, 동독의 정치적 폭력체제의 발현으로서 수사절차의 진행 중 또는 형사재판상
의 조사를 빙자하여 행해지거나 형무소 수감자에게 자행된 가혹행위(Mißhandlung),
넷째, 종족살해(Völkermord, 형법 제220조), 납치(Verschleppung, 동 제234조),
정치적 무고(politische Verdächtigung, 동 제241조)의 혐의가 있는 행위 등 이었
다.4) 그러나 실제에 있어 종족살해와 납치에 관한 행위는 전혀 기록되지 않았다.

중앙기록보존소는 이상과 같은 행위에 대해서만 기록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으
며, 이후 기록대상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 1975년 동독 정치범들의 자녀들이
강제로 입양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앙기록보존소 측은 이 문제도 기록대
상으로 삼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1976년 3월 12일 열린 주 법무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업무확대 제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나. 동독인권침해 정보의 수집방법

서독 중앙기록보존소의 필요한 정보의 수집출처 혹은 조사방법은 정형화되어 있
지 않고 매 광범위하게 행하여졌다. 중앙기록보존소의 동독인권침해(정치적 폭행)
사실에 대한 수집․기록 및 보존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7가지의 방법과 여러가지 정
보원을 통해 이루어졌다.

첫째 연방국경수비대의 현황보고서 , 접수이다. 국경지역에서 발생했던 동독 탈출
자들에 대한 동독 수비대의 총격행위가 연방국경수비대로부터 속속 구체적으로 보
고되었다. 중앙기록보존소는 이들 자료를 수시로 입수하여 기록 및 보존 작업을 담
당했다. 특히 서베를린의 경우에는 경찰도 그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는데, 이 또한
확인․기록의 출처가 되었다.
둘째, 언론매체의 분석이다. 중앙기록보존소는 동독에서 발행되는 각종 시사잡지,
간행물 등에서 동독내의 정치적 폭행 등 인권침해사실을 수집했다. 또한 서독언론
의 동독에 대한 일반 및 기획보도도 역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자료로 활용되었
다.
셋째, 피해자나 증인들의 개인적 증언 심사이다. 동독주민들이 직접 또는 서독의
친인척을 통해 ‘구두 내지 문서’(편지나 전화 포함)로 중앙기록보존소에 여러 가지
동독정권의 불법행위를 고발해 왔다. 이는 동독정권의 불법행위를 증명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되었다.
넷째, 주 및 연방 정부의 조회 요구와 정보의 분석․심사이다. 연방정보처, 연방 및
각 주의 헌법수호청, 국방정보처 등 서독 정보기관들간의 업무상 협조 과정에서 동
독내의 인권침해행위가 다루어졌고, 이러한 정보는 중앙기록보존소에 전달, 채택되
었다.
다섯째, 임시수용소인 기센(Gießen) 소재 연방수용소에서 석방거래된 동독출신
정치범,5) 국경을 넘어 서독지역으로 온 탈출자(Flüchtlinge) 및 이주민
(Übersiedler)6)들에 대해 실시한 정보수집이다. 임시 수용된 자들 가운데 동독정권
의 폭력행위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단되는 자들에 대해서 즉각적인 형사경찰의
면접조사가 이루어졌으며, 이 자료는 중앙기록보존소로 이송됐다.
여섯째, 귀순 동독군들에 대한 설문조사이다. 국경선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의 경
우, 귀순 동독군들이 결정적인 증거자료를 제공했다. 귀순 직후 국경수비대는 일정
한 설문양식에 따라 이들에 대해 조사․심문절차를 거쳤다. 설문조사 결과는 14일 경
과 후 중앙기록보존소로 이송되었다.
일곱째 동서독을 왕래하는 상호 , 방문자들을 활용하는 우회적인 동독내 인권침해
사례수집도 병행되었다. 또, 「스탈린주의희생자협회」, 「8.13 베를린장벽 희생자
협회」, 「국제인권협회」, 「전독문제연구소」등 유관단체들의 협조를 얻어 동독내
인권침해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한 가지 특기할 것은 서독에서는 ‘형사사건에 있어 내독간 사법 및 행정 공조에
관한 법률’(Gesetz über die innerdeutsche Rechts- und Amtshilfe in
Strafsachen: RHG)에 의거, 서독으로 이주한 동독주민(정치범, 탈출자, 이주민 등)
들과 관련해서 동독에서 정치적 이유로 받은 형벌을 무효화시킬 수 있는 절차가 있
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절차의 진행을 통해 (상기 다섯번째의 경우에 있어서) 다양
한 동독 출신자들의 증언이 중앙기록보존소에 의해 채택되어 유효한 동독내 인권침
해사실로 기록될 수 있었다.

다. 동독인권침해 정보 기록 및 후속절차

서독 중앙기록보존소는 다양한 출처를 통해 동독인권침해 정보를 수집하였는데,
그 절차는 대략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수집된 정보내용에 관계된 자가 서독에
도착한 경우 연방 및 각 주의 범죄국 등 사법경찰관서, 그리고 그 관계사건이 국경
지역에서의 발포행위인 때에는 연방국경수비대에 질문서의 기본양식을 송부하여 내
사를 요청한다.

조사결과를 통보받은 중앙기록보존소가 충분한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하면, 그 자
료를 유형별로 정리하여 ‘인명카드’화(후에는 비치된 컴퓨터에 입력)하는 절차를 거
친다.9) 특히, 살인행위의 경우는 범행의 사실관계가 광범위하게 규명되어야 하는
바, 증인으로 채택되는 자는 경찰에 의하여 신문조서가 작성되고 그 밖에 필요한
모든 증거를 수집하게 된다.

또한 이에 따라 범죄혐의가 뚜렷하여 법관에 의한 증거보존의 필요가 있거나 추
적조치 (Fahndungsmaßnahmen)가 필요한 경우, 그 사건은 형사소송법 제13조 a항
에 의거 관할법원 결정을 위하여 연방대법원에 이송된다. 그 후 사건은 결정된 관
할법원에 대응하는 검찰청에서 인수하여 필요한 후속조치를 취하게 된다.

4. 평가와 시사점

중앙기록보존소가 설치될 당시, 내독관계는 그리 평탄치 않은 시기였다. 베를린장
벽의 구축으로 양 독일간에 긴장이 고조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 당시 서독이 중
앙기록보존소를 설치함으로써 의도했던 바(기록목적)는 동독정권의 폭력행위(불법적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미래의 언젠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곧 통일이후
과거 청산의 근거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이를 통해 동독정
권의 폭력행위를 다소나마 억제하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으로 설립된 중앙기록보존소가 29년간에 걸쳐 축적한 공식적인 동독
인권침해 정보에 관한 기록은 총 41,390건이었다. 연 평균 1,427건에 해당한다. 가
장 많은 기록 실적을 낸 해는 1985년 2,660건이었고, 가장 적은 기록 실적을 낸
해는 1961년 134건이었다.

중앙기록보존소의 활동은 두 가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할 수 있
다. 첫째, 인권의 보편성을 바탕으로 동독주민의 인권침해를 구체적으로 파악함으로
써 대내외적으로 자유주의 체제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둘째, 분단으로 인
한 민족적 고통을 최소화시키는 ‘실천’이란 맥락에서 분단 극복의 당위성 및 의지를
명확하게 표명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서독의 중앙기록보존소 운영 경험의 특징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정부 차
원에서 이를 기록 활동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접경지역에 위치한 니더작센 주가 나
섰기는 하지만, 연방 법무부 및 각 주의 법무부 장관회의에서 동 기록보존소의 설
치가 결정된 점에 비추어 범국가적 차원의 조치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는
민간 차원의 동독 내 인권침해 기록활동이 갖는 한계, 가령 자료 확보의 불철저성
과 부정확성, 신속한 처리 미흡, 예산부족 등의 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다른 한편 서독 정부가 내독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독 정부에
게 강경책의 빌미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기록보존소에 대한 해체요구는 1970
년대 당시 니더작센주 법무부 장관인 독일사회민주당(SPD)의 한스 쉐파로부터 시
작되어 독일의 친동독 성향의 정당과 언론,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해체요구가 지속
적으로 제기되었으며, 동독의 정당과 언론의 해체요구는 더욱 강경한 상태로 이어
졌다. 특히 에리히 호네커는 1980년 10월 당시 잘쯔기터 중앙기록보존소의 존재는
양독간의 기본조약을 전형적으로 위배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독일내부 관계의 진
전을 기록보존소의 해체와 연계시켰다. 이와 같이 중앙기록보존소는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이 내독관계의 진전과 기록보존소 폐지를 연계시키는 정책을 펴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기도 하였다. 하지만 서독은 이러한 압력에 끝내 굴하지 않고 동
독 내 인권침해 기록활동을 통일 전까지 계속하였다.

이처럼 중앙기록보존소의 활동이 내독관계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또한 동독 정권의 집요한 요구에도 중단되지 않고 꾸준히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서독사회의 인권중시 문화 및 자유민주적 가치 기반의 정착과 함께, 동독인권 침해
기록업무의 제도화 덕분이었다고 분석된다.

서독 정부는 동독인권문제에 접근하는 기준을 보편적 가치에 근거한 법규범에서
찾았으며, 정치적 폭행과 같은 동독 내 인권침해사태 기록을 위한 명확한 법적․제도
적 틀을 마련해 두었던 것이다. 그 결과 중앙기록보존소의 활동은 정치적 상황 논
리에 좌우됨이 없이 지속될 수 있었다.

중앙기록보존소의 동독인권 침해기록 활동이 동독의 인권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가 여부에 대하여는 유보적인 견해도 있다. 그러나 기록 활동 그 자체의 영
향력은 제한적이었다고 할지라도 동독정권의 폭력행위를 객관적이고 지속적으로 기
록하고 이를 축적함으로써 동독의 인권문제가 단순히 이념 및 체제 차이에 기인하
는 것이 아니라, 정권 핵심부의 지시 및 의도성, 조직적 인권침해성이 개입돼 있다
는 점을 국제적으로 인식시켰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이 점이 동독정권의 인권정책
수정에 대한 간접적 압력 수단으로 활용된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상의 점에 비추어 한국도 이제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설치 및 운영을 구체적으
로 검토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침해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며 또 지속적이고 체계적
이며 정권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인권침해 기록 및 보존활동
이 당장 북한인권 침해를 억제하고 북한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침해 기록 축적의 방식을 통해 북한인권문제를 지속
적으로 제기할 경우, 장기적으로 북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인권 개선에
대한 태도를 서서히 바꿀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분단의 정치적 상황, 인권문제에 대한 사회적 가치관, 인권과 관련한 법규
범의 실질적 적용 실태 등의 측면에서 볼 때 독일과 한반도 사이에 적지 않은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독일의 중앙기록보존소 운영사례를 한반도에 형식적
기계적으로원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독일사례에서 적절한
시사점을 찾아 한반도 현실에 맞게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Ⅲ. 한국의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운영방안

1.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립의 당위성 및 필요성

현재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인권 침해를 기록하는 사업이 대북정책 추
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북한지역에서 법치국가적
질서의 확립을 염두에 두고 북한당국에 의한 인권침해를 줄이려면, 북한인권 침해
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즉, 북한
인권기록보존소 설립은 북한주민을 위한 인권보호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
다. 더 나아가 북한에서 정치적 가해의 수단으로 악행 내지 정치적 폭행을 자행하
는 사람들에 대해 통일 후 처벌할 것이라고 선언함으로써 인권침해 억제를 위한 경
고적 기능을 담당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인권 침해의 기록 축적 및 보관은 필
요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동서독에서 확인한 것처럼 남북통일 후 과거청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이
점도 있다 아무튼 분단국에서 상대측의 . 가혹한 인권침해 기록은 전술한 바와 같이
독일 사례에서 그 효용성이 입증된 바 있다.

다만, 북한인권 침해 기록의 목적으로는 남북한 간에 불필요한 정치적․이념적 논
쟁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인류보편적 가치 내지 인간의 기본권 존중을 내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하여 북한도 가입한 2개의 국제인권규약, 즉 「경제적․사
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국제인권 A규약)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국제인권 B규약)을 비롯해서 유엔에서 채택된 국제인권협약의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2. 북한인권 침해조사 및 기록보존 추진현황

지금까지 북한인권 침해에 대한 현지조사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북한인권에 대한
실태규명과 피해조사에 대한 방법은 간접적인 방법이 주로 사용될 수밖에 없다. 그
주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에 대한 면접방법이다. 현재까지 가장 일반적으로 사
용되는 방법은 북한을 떠나온 북한주민들로부터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을 청취하여
기록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탈북자의 기억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북한 탈출 직
후 이루어질 경우 성과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면접자에 대한 접근성
확보의 곤란과 협조자 확보의 문제가 선결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외 탈북자에 대한 체계적인 면접이 추진되고 있다.
둘째, 탈북자나 북한 방문자의 기록과 증언을 수집하여 내용을 분석하는 방법이
다. 이와 관련해서 북한 생활 경험자, 북한 체류 및 방문 경험자의 증언이나 수기의
내용을 수집하여 분석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의 증언은 대부분 수기
의 형태로 제시되고 있으며, 단행본 출간, 월간․주간 잡지 게재, 관련 단체 발간 소
식지 및 인터넷 게재, 신문기사 등에 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셋째, 북한에서 촬영된 영상물 수집과 내용분석 방법이다. 최근 북한지역에서 촬
영된 영상물이 국내외 언론에 소개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영상물의 대
부분은 북한의 인권실태를 고발하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 또한 북한당국의 자체
제작 영상물(영화, 뉴스, 드라마 등) 중에서도 인권침해 실태를 간접적으로 제시하
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북한 당국이 발간한 문헌 자료이다. 북한의 신문, 출판물, 교육자료 등 북한
당국의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발간자료의 내용분석을 통해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자
료를 수집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조사와 자료수집을 위해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나,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조사와 분석을 실시하는 전문적
인 국가기관은 없다. 현재 탈북자가 국내에 입국할 경우 국정원, 경찰, 정보사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조사기간(합동신문조)에서 일부 북한인권 항목을 조사하고 있
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과 수준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정부기관 차원의 자료수집과 분석은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
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에 의하여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북한인권연구센터
는 정보원에 대한 접근성 확보의 어려움과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민간차원의 북한인권실태 조사와 관련 자료수집, 그리고 ‘북한인권 DB 구
축’은 북한인권에 관한 시민단체(NGO)와 언론에 의해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
히 북한인권 자료수집과 피해실태 조사를 목적으로 2003년 설립된 (사)북한인권정
보센터는 북한인권 침해사례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과 체계적인 분석, 그리고 분석
결과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사)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부설 북
한인권기록보존소를 설립하여 이미 운영하고 있으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2007년 『북한인권통계백서』발간을 시작으로 매년 국문과 영문 북한인권백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북한인권통합 DB(NKDB 통합 DB)'와 ’국군포로DB', ‘납북자
DB', 정치범수용소 DB', '교화소 DB' 등 통합 DB와 6개의 하부 DB를 구축하여 운
영하고 있다. 그러나 (사)북한인권정보센터의 북한인권 피해조사와 기록보존소 운영
은 정보원에 대한 접근성의 제한, 전문인력 및 재원의 부족, 그리고 정부와 관계자
들의 인식부족으로 운영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3. 북한인권 침해조사 및 기록보존소 설립을 위한 준비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조사와 체계적인 분석, 그리고 분석 결과 보존의 필요성은
일부 연구자들에 의하여 제기되어 왔다. 이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공식
적인 기관의 설립과 운영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차원에서 북한인권 침해 조사 및 기록보존소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은
없다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에서 . 연구차원의 인권피해자에 대한 면접을 지
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해서 매년 『북한인권백서』
의 개정판을 내고 있을 뿐이다. 민간차원에서는 2000년 전후 북한인권 정보의 효율
적인 관리와 활용을 위하여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운영하는「북한인권
침해조사센터」의 설립과 운영에 대한 검토를 제안한 적이 있다.
 
가칭 「북한인권침해조사센터」는반관반민의 특별기관으로 될 수 있을 것이며,
북한의 반발을 고려하여 민간전문기관에 위탁하여 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인권침해조사센터」창설 구상은 2003년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설립으로
부분적으로 실현되었다. 다만, 이 센터는 순수한 민간기관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반관반민의 기관은 아니라고 하겠다.

2003년 (사)북한인권정보센터 설립 이후 북한인권 침해조사 및 기록보존소 설립
에 대한 논의가 정당 차원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의 중심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있으며, 이들은 개별적으로 관련 법률안을 제출한 바 있다. 그후
2005년 8월 11일 김문수 의원이 발의한 ‘북한인권법안’ 제9조에서도 ‘북한인권기록
보존소’를 설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의 정치적 역학구도 하에서 야당
이 제기한 북한인권법의 제정 노력은 북한인권 개선 활동의 상징적 의미만을 가질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존재이유와 활동 필요성을 제
시하였다는 것은 북한인권 개선 노력의 지평을 확대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
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4. 북한인권 정보접근 및 기록보존소의 설치․운영

가. 북한인권 정보접근과 검증방법: 북한인권 기록의 전제

(1) 정보 접근수단의 확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구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이것이 기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동력(momentum)의
확보가 긴요하다. 즉,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북한인권실태에 관한 정확한 정보와 축적된 정보분석의 결과, 체계
적인 정보네트워크 등이 구축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정보의 획득․입수는 많은
제약요인을 안고 있다. 이것은 북한체제의 폐쇄성으로 인하여 북한 내부에 대한 공
개적인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기는 하지만, 북한인권
개선 활동의 기초가 되는 북한인권침해 실태에 관한 정보획득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로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보다 정확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첫째,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정보 제공자를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지금까지
북한 인권실태에 대한 구체적이면서도 실증적인 정보는 북한의 공식문건, 언론, 방
송매체 분석, 그리고 필름, 벽보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입국 탈북자, 제3국 체
류 탈북자, 제3국 체류 북한인사, 북한 방문 경험자, 그리고 중국 조선족들을 통해
입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정보 제공자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북한인권실태
에 대한 주요 정보 제공자는 무엇보다도 탈북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북
한인권 관련 주요 정보 제공자에게 물적 대가를 지불하거나, 제3국 체류 탈북자의
경우 우선적 국내입국을 추진하는 등의 방법에 의하여 이들과의 직접 접촉을 가능
케 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정부나 탈북자 국내입국을 추진하는 NGO들이 주도하
는 것인 만큼, 이들의 협조 하에 국내입국 전에는 현지 활동가들의 주선과 협조를
얻어, 그리고 국내입국 후에는 하나원 방문이나 관련 탈북자 지원단체의 도움을 얻
어 탈북자 면담방안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 이 밖에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주요 정
보 제공자로는 국군포로, 납북자, 정치범수용소 체험자를 들 수 있다.

둘째,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적실성 있는 자료 확보를 위해서는 대북 정보부서의
관심증대와 하나원에서의 조사협조가 필요하다. 정부 내 각 정보부서는 북한인권
정보를 정보수집 항목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탈북자의 국내입국 시, 신원확
인과 탈북배경, 북한 실상 등에 대한 기초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대성공사」(국방
부 정보사령부 산하기관)의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정보수집과 분석능력을 강화하
고, 그 결과가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 제공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북한인권실태 자료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해야 한다. 현재까지 북한인권 정
보는 정부기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관련 민간단체와 연구자들의 접근이 제한을
받고 있다. 따라서 북한인권 정보에 대한 국내외 연구자와 인권 운동가들의 접근과
활용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것은 북한인권문제의 국제적 이슈화를 조장하여 북한 
탈북자가 국내에 입국하면, 국가정보원, 경찰청, 정보사령부 등 관계기관이 즉각
합동신문조(합신조)를 구성하여 대성공사에서 탈북자 개개인에 대해 신원 확인,
가족상황, 탈북동기와 경로, 북한내부 실상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권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료의 교차검증을 통해 북한
인권 자료들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다.

(2) 정보 검증수단의 확보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기존의 자료는 주로 학술연구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내
외의 압력 행사용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북한인권 정보의 실질적 활용과 이를 통
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체계적 분석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북
한인권에 대한 다양한 자료가 확보되더라도 수집된 첩보에 대한 신뢰성 제고를 위
한 검증작업이 요구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개선 노력을 전개할 수 없으
며,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사회의 폐쇄성과 정
보부족, 그리고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이러한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북한인권 정보에 대한 사실확인과 검증을 위해서는 먼저 북한인권 정보 제공자와
정보 집약기관, 그리고 분석가와 연구자들간의 체계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선행되어
야 한다. 북한인권 정보는 정부내 정보기관과 관계부서, 그리고 민간 연구자와 인권
운동가들이 개별적으로 수집하여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각의 자
료들은 공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료 수집과 분석은 고비용 저효율 체계를 갖
추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연구자와 개인 활동가, 그리고 한국정부 관계자들간의 상
호 불신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연구자, 그리고 NGO 활동가들간의 유기적이며 체계적인 협력관계가 필요하
다. 북한인권실태에 대한 첩보와 정보는 개별 입수자와 입수기관의 특수 목적을 떠
나서 집약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수집된 북한 인권 정보에 대한 분석과 검증 능력이 제고되어야 할 것
이다. 북한에 대한 정보는 일차적으로 신뢰성에 대한 검증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
북한사회의 폐쇄성과 정보원의 제약으로 인권침해 정보의 객관적인 검증작업이 요
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인권 전문인력의 양성과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며, 북한
인권 정보의 교차 검증을 위한 정교한 프로그램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북
한인권정보의 통합과 검증 수단의 확보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설립과 운영을 통
하여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나.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기능과 운영

(1) 북한인권 기록․보존의 주체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설립과 운영주체에 대해서는 효율성과 효과성, 공정성 확
보와, 남북관계 특수성이 중요한 고려대상이 되어야 한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적
극적인 문제제기에 대하여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정치적 부담과 거부감을 표출하
며 회피하여 왔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 . , ‘ ’도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정권의
정치적 입장을 반영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부기관으로서의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를 통한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조사와 분석, 자료수집과
DB 구축작업은 매우 지난한 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북한인권 정보의 효율적 관리와 활용을 위하여 단기적으로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운영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설립과 운
영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서독의 경우, 초기에는 민간기관이 동독 내 인권침
해 정보를 수집하다가 베를린 장벽 구축 후에는 주 정부기관에서 이를 담당했다.
따라서「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북한의 반발과 국내정치적 갈등요인을 해소하기
위하여 반관반민의 특수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민간전문기관에 위탁하
여 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특수법인 또는 전문민간기관에 위탁할 경우 정부는 재원과
시설을 지원하고 민간은 전문인력과 인권조사와 분석, 그리고 DB 프로그램을 제공
하여 상호결합하는 형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관의 설립과 운영을 특수법인 또
는 민간전문기관에 위탁할 경우 북한과 반대적 정치세력의 설립 저지 및 해체요구
를 극복할 수 있으며, 향후 남북관계의 안정적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정권교체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국정부는 북한과 남북대화와 협상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북측의 강력한 반발
이 예상되는 기록보존소를 정부기관 또는 정부산하기관에 설치하는 것은 바람직하
지 않으며, 동서독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상회담 등 중요한 남북회담과 남북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기록보존소 해체를 북한이 요구할 경우 한국정부로서는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기관내 설립은 고려될 수 없을 것이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인권 침해조사와 기록보관은 이미 국내외 인권운동가
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민간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는 이
들 기관에 위탁운용하는 것도 합리적이다. 현재 (사)북한인권정보센터’와 부설 북
한인권기록보존소의 주요 기능에는 북한인권 침해사례 조사․분석 및 문서화, 북한인
권 침해자료 정리(‘데이터 베이스’화), 북한인권 침해에 대한 국내외 자료 제공, 북
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적 활동, 북한인권 백서 및 사례집 발간, 북한인권기록보존
소 운영, 북한인권피해자 - 고문 및 PTSD 대상자 사회적응 지원사업 등이 있다.

(사)북한인권정보센터’는 국내 입국자뿐 아니라 해외체류 탈북자를 주요 정보 제공
자로 활용하고 있으며, 수집된 자료는 국제적 표준화 프로그램에 의해 데이터가 보
관되고 있다. 또한 북한인권 기록은 증언자와 관계자의 인권보호를 위하여 대외비
로 관리되고 있으며 정보의 공개 , 시에는 관련 위원회의 사전 검토절차를 제도화하
고 있기 때문에 사업 실행력과 보안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2) 북한인권 침해기록의 방법 및 범위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한 적실성 있는 기록과 효율적 대응을 위해서는 일정한 기
준에 따라 검증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운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외에서 수집되고 검증된 북한인권 자료의 데이터 베이스(Data Base: DB) 구축이
필요하다. 북한인권 침해사례에 대한 Data Base 구축은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제7조 1항에 명시된 ‘인도에 반한 죄’19)와 각종의 국제인권협약(특히
북한도 가입한 2개의 국제인권규약) 위반사례들을 중심으로 기록을 정리하되, 정리
방식은 국제적 표준모델을 따르는 것이 효율적이다.

국제적으로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Data Base 구축은 국제사면위윈회(Amnesty
International: AI) 등 국제인권기구와 국제 인권NGO 들이 사용하고 있는
HURIDOCS 프로그램20)을 이용하거나 이것을 북한인권 침해사례에 적합하게 보완
하여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사)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는 국제인권규약의 내용과 HURIDOCS 프로그램을 보완하여 자체 독립적인 북한인
권 DB(NKDB 통합 DB)를 개발하여 운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록의 대상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북한의 형사법 가운데 인권침해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거나, 반인권적 조항을 조사함으로써 이런 조항이 적용된 사건
들을 기록 대상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인권침해 기록의 범위를 사전에 합리적으로 정해두는 것은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점진적 발전성에 비추
어 앞으로 북한의 강력한 반발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객관적이고 보
편적인 기록방식과 범위를 미리 정해두지 못할 경우, 기록사업 자체의 지속성 여부
가 불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인권침해가 원천적으로 사라질 때까지 근
본적이고 당위적 차원에서 기록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업초기부터 정치적 성
격을 가능한 배제하는 방향에서 기록의 대상범위를 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고 생각된다.

(3) 북한인권 침해 기록의 입증: 정확성 제고방안
북한인권에 관해 수집되고 기록된 정보에 대해서는 객관성과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
입증 이라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 ’ 바람직하다. 입증은 국내외 관계기관의 상호 검증
(cross-checking)을 통해 가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북한인권에 관한 정보수집 및
자료의 입증, 나아가 해당 정보의 공유를 위해서는 국내외의 정부 및 민간 기관들과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국내적으로는 국가정보원, 통일부,
국방부, 경찰청, 외교통상부 등의 국가기관과 인권 NGO, 대북지원단체들의 협조를
구하며, 국제적으로는 외국의 정보기관, 인권단체 등과 긴밀한 정보교류 통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4)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의미와 효과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운영, 특히 북한인권 정보의 기록과 조사, 보관은 다양한 효과
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북한주민의 인권유린에 관한 수많은 증언자료를 독자적
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효용성 있게 데이터화 하는 것 그 자체가 북한인권기록
보존소의 주된 역할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인권침해 사례에 관한 문서도구
화라고 할 수 있으며, Data Base 작업은 인권침해에 관한 종합문서의 기록이 될 것이다.
북한인권 침해사례에 대한 체계적 기록의 작성, 축적 및 보관이 갖는 중요한 의
미와 효과는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① 분산된 자료의 데이터 통합을 통한 효율성 증가
첫째, 다양한 인권침해 사례를 분류하여 사건과 사람(인물) 등 개별 정보가치로써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씨의 사건에 관한 세부적인 사건을 알고 싶
은 경우, 사람과 사건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정보를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용도와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둘째, 다양한 사건과 사람간의 연관관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통합적인 정보로
서의 활용이 가능해진다. 인권침해 조사를 하다 보면, 많은 사건과 사람들이 그물망
처럼 연관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관련성은 증언자(증언자료)의
증가에 따라 더욱 높아질 것이다. 특정 인물과 특정사건에 관한 개별적(제한적) 정
보의 파악과 더불어, 수많은 개입과 연관관계를 통합적으로 증명해 낼 경우 통합정
보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된다.
셋째, 이용 용도에 따라 쉽게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즉, 연구자나 인권단체, 정
부기관 등 필요기관의 용도에 따라 매우 편리하게 정보 활용이 가능해진다.

② 인권침해사례의 불확실성 제거 및 신뢰성․객관성 제고
첫째, 증언자료를 수집, 분석, 입력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및 목격자의 증언 내용
에 대한 실질적 검증이 가능하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보면, 일부 피해자 또는 목격
자의 과장 증언 등이 문제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데이터 작업 과정에서 동일
사건 또는 인물에 관하여 광범위한 증언을 확보하고 기록해 둘 경우, 상당 부분 불
확실성을 제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데이터 자료의 신뢰성
을 제고할 것이다.
둘째, 데이터화된 자료의 수준은 불확실 단계에서 ‘확실단계’(불확실성 제거단계)
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것은 초기 증언자에 대한 데이터 입력자의 주관적 신뢰도와
무관하게 프로그램화된 설계로 가능하다. 증언자(피해자 및 목격자)의 다수 확보를
통한 확실단계 전환 프로그램을 가동할 경우, 문서도구로서 대외적 객관성을 유지
할 수 있으며, 또한 이는 사실자료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③ 인권침해에 대한 분석과 대응에 적합한 도구로 활용
첫째, Data Base가 구축될 경우 장래가 아닌, 현재 절박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에
관한 분석과 대응이 가능하게 된다. 예를 들면, 국내 들어와 있는 상당 수의 탈북자
들이 탈북 전후과정에서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특히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매우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데이터화 되면 탈북과정의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선별이 가능한데, 의사 등 외부의 지원을 통해 신속한 치료를 제공
함으로써 문제 해결 능력이 고양될 수 있게 된다.
둘째, 데이터화 과정은 인권침해의 유형을 분석하는 과정이다. 즉, 북한 내부와
외부에서 주민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기관에 의해, 어떤 수준에서, 어떤 정도의
규모로, 어떤 이유에 의해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북한인권에 관한 종합적인 상황 진단과 함께,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효과적인 법적․사회적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셋째, 앞으로 북한 사회가 질적인 변화를 경험한 후 전체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적․민간적 차원의 사회프로그램 개발과 구체적인 법적․사회적 조치를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역할은 연구자나 인권단체, 정부기관의 몫이 될 것이다.

④ 비간섭자로서 데이터 작업을 통한 인권증진의 간접 참여효과 유발
북한인권에 대한 기록의 분석과 보관은 담당하는 기관의 몫이고 이러한 부분에
대한 활용은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북한인권 침해의 내용을 정
해진 포맷에 기초해 가장 정확하고 연관성 있게 데이터 작업을 진행함으로서 가치
있는 데이터로 전환시키는 것은 담당 기관의 몫일 것이나, 그러한 자료의 활용은
UN, 국내외 정부, NGO, 연구자 또는 특정 단체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정보의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사안이나 관계자의 신변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필요한 기관, 단체, 개인 등에게 관련 정보를 최대한 제공하
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활동은 궁극적으로 북한인권 개선이란 가시적인 효과
를 가져 올 것이다.

⑤ 인권침해 검증자료로서의 증거적 가치
첫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언자료는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보는 당사
자의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오래 전의 사건에 관한 정보는 곧잘 무시되거나 사라
질 수 있으며, 또한 확인이 안 된 불확실한 증언은 쉽사리 유실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장래 언젠가 북한 사회가 질적으로 변화한 후 현재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
권침해 과거사에 대한 진상조사(실태조사)가 이루어질 경우 작금 실시되는 북한인
권 침해기록은 중요한 증거물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특정의 유형별 인권 침
해 사례 기록 축적은 해당 분야의 구체적인 인권침해 여부와 그 실체의 판단에 필
요한 신뢰성 높은 데이터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진상조사와 더불어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처리방안을 강구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증거물로 활용될 수 있다. 피해자(또는 그 가족)의 경우 북한인권 침해기록
은 회복과 지원의 영역 차원에서 중요한 입증자료로 원용될 수 있다. 더불어 이 같
은 기록은 사실과 달리 증언하는 위증의 방지 및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넷째, 북한 사회의 질적인 변화가 있은 후에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
다. 가령 피해자의 복수 심리와 가해자의 처벌면제(도피) 심리로 인해 인권침해(가
해행위) 사실이 과장 또는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불가불 제2, 또는 제
3의 피해를 가져오게 된다. 이는 사회적 합의와 합리적 처리를 이끌어내야 하는 정
부의 과거청산 정책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과거사 처리를 위한 사회적 합의는 결국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진상에 기초해 도출할 때 가능하다. 장기간 기록․보관된 북
한인권 침해자료는 진상에 대한 올바른 정치․사회적 판단과 함께 사후처리를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의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⑥ 북한인권 침해의 예방과 억제효과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립과 운영을 통하여 기대하는 효과는 기본적으로 북한인권
침해의 예방과 억제를 통하여 북한인권이 개선되는 것이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활동은 북한 당국 특히 사법기관 종사들에게 자신들의 인권침해 행위가 향후 처벌
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이들의 활동을 억제하고 인권침해를 예방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5) 북한인권 정보의 활용방안
북한인권 침해정보 수집과 정보 축적의 일차적 목적은 인권침해의 억제와 방지에
있다. 지금까지의 북한 인권개선 활동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으며, 활동에 대한 실
질적 효과도 크지 않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그 원인은 북한의 인권
침해 행위들을 중단시키고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
이다. 따라서 북한인권 침해에 대한 축적된 자료는 북한 당국 스스로 인권침해 행
위를 중지하거나 그러한 행위를 타율적․비자발적으로 중단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독은 중앙기록보존소로 불리우는「동독지역 정치적 폭행 기록보존소」를 설치
하여 동독 당국에 의하여 자행된 인권침해 사례들을 조사하여 Data Base를 구축하
였다. 이 자료들은 1990년 10월 통일이 실현된 후 「중앙문서기록보존소」로 옮겨
져 동독지역 사법분야 종사자의 재임용 심사자료, 동독지역에서 박해받은 자에 대
한 보상 결정을 위한 증거자료, 반인권범죄 행위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증거자료 등
으로 활용되었다. 중앙기록보존소는 동독에서 반인권범죄 행위를 저지른 자들에게
통일 이후 처벌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냄으로써 가해자들이 가혹행위를 자제하도록
하는 기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동독인권 개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평
가받고 있다.

본 글에서는 서독사례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토록 하기 위해서 위에서 북한인권기
록보존소의 설립과 운영을 제안하였다. 기록보존소의 운영은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서독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 반인권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중단․정지 또는 연장23) 등을 통해 - 이와 관련, 오
늘날 반인권범죄 행위는 일반국제법상 공소시효(statutory limitation)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것은 북한의 가혹행위 가담자들에게 통일 이후에 처벌 받게 될 것임을
주지시키는 ‘경고적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에 따라 북한인권 침해에 가담
하는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인권유린 행위를 자제하게 만드는 억지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통일 후 북한사회에서 박해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보상 심사와 공직 후보
자에 대한 심사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활동들은 결국 반인권범죄
행위는 처벌될 수밖에 없다는 국제사회의 결의를 재천명함으로써 장래에 그러한 행
위를 억제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
는 북한의 반인권범죄 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경우, 한국정부는 물론이고 유엔
인권위원회, 국제사면위원회, 국제적십자사연맹 등 국제기구와 국제적 NGO, 한국의
관련 단체들과 해당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이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한 당
국과 인권침해 당사자들에 대해 인권침해 활동을 중단하도록 하는 데 직․간접적인
압력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국제적 활동역량 강화와 함께 국내의 북한인권 개선 활동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 연구자와 개인 활동가들은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적실성 있는 정
보의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조건에 있다. 그러나 일부의 민간 연구자와 개인
활동가들은 이런 난관을 극복하면서 자체적으로 제3국 등지에서 적실성 있는 북한
인권 침해자료들을 확보해 인권관련 국제기구와 국제적 NGO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수집된 북한인권 침해자료가 한국 밖에서 발표되고 활용될 경
우, 국내 연구환경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NGO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인권 침해자료가 국제사회에 우선적으로 제공
되는 것은 관계자들이 북한인권문제를 국제기구나 국제적 NGO, 그리고 세계적 언
론기관과 방송에서 취급하는 것이 북한인권 개선이라는 목적에 더 부응한다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는 것은 바
람직하지 않다. 한국 NGO와 인권 운동가들이 결국 북한인권 정보제공자 내지 조력
자의 역할에 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 정보의 효
율적 활용과 효과성 제고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통합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6) 북한인권 정보 사용의 한계
북한 인권침해 Date Base가 구축될 경우, 북한정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북한인권 침해 정보를 고의적으로 북한을 자극하거나 기타의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북한인권 정보는 인도적
목적 혹은 순수하게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목적에 이용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일반적인 정보가 아닌, 극히 ‘민감한’ 북한인권 정보는 원칙상 일
반인의 접근을 제한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공지의 사실이거나 또는 사실확인 차원
에서 불가피한 경우에 예외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인권 정보는 가해자와 피해자, 목격자, 그리고 관계자들의 인적정보가
포함되기 때문에 인권피해 사례 공개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정
보의 공개와 활용시 공식적인 기준과 절차를 정하여 제3의 피해자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

아울러 민감한 북한인권 정보의 정치적 이용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무원칙한 내
용 발표를 자제토록 해야 한다 . 그 대신 매년 정기적으로 가칭 『북한인권 상황보
고서』를 발간함으로써 기록사업 자체가 보편적 원칙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북한은 물론이고 국내외에 인식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Ⅳ. 맺음말

북한의 인권 유린이 날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북한당국의 조직적인 인권 침
해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기록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민족적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정치적 역학관계로 인하여 그 시기가 늦춰지고 있을 뿐
그 실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북한인권 침해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 및 보관은 북한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이며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을 법적으로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더불어 분단 기간 중에도 북한주민에 대한 관심과 배
려, 보호 및 지원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기
에 북한주민의 실질적인 인권 개선, 나아가 통일 후 반인권범죄의 청산 차원에서
북한인권 침해의 기록은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다만, 북한인권 침해 기록업무를 추진할 경우에도 한반도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남북한 간에 인권의 개념과 기준, 그리고 그에 대한 해석에
큰 차이가 있음도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북한인권기록
보존소 설립과 운영, 특히 인권침해 정보의 기록, 축적 및 보관작업은 매우 신중하
고도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치적․이념적 논쟁
으로 비화함으로써 실질적인 북한인권 개선은커녕 남북관계 악화만을 초래할 가능
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인권기록보존서 설립과 운영, 그
리고 북한인권 침해기록은 보편성과 정당성을 갖춘 기초 위에서 원칙, 방법과 범위
를 자세하고도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긴요하다. 또한 북한인권 정보의 무분별한 사
용의 억제 또한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이것은 이 사업의 성공여부를 가늠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본 글에서는 향후 우리 정부가 서독의 중앙기록보존소를 벤치마킹하여 한국의 북
한인권기록보존소를 특수법인 또는 민간전문기관에 위탁 설치․운영할 경우에 대비
하여 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보았다.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남북관
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정부기관으로 설치하기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여 반관반민
의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설치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앞으로 이 분야의
후속적 연구와 정부의 관련 조치를 통해 북한인권의 실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 http://www.cubs-korea.org]
기사입력: 2008/01/28 [13:13]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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