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조치 없인 미북회담 하지 마라'
번스 전 차관 '비핵화 조치 확신 없으면, 회담 불필요'
 
허우 올인코리아 기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NATO 주재 미국대사와 국무부 정무차관을 역임했고 이란 핵협상을 주도했던 니콜라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은 대북 대화를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북한은 현재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뒤따를 것이란 확신이 없는 이상 또 한 번의 정상회담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미국의 소리(VOA)는 전했다. 이런 번스 전 차관의 주장을 첫 미-북 정상회담에 이은 2차 정상회담은 핵 신고와 같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으로 VOA는 해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VOA의 질문에 번스 전 차관은 1년 전 미국이 북한에 직접적인 군사력을 동원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매우 우려됐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 동원 전 김정은과 마주 앉아 외교적 대화를 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한 데 대한 공로는 어느 정도 인정받을 만하다고 봅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전까지만 해도 김정은과 직접 만나본 미국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김정은과 대면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옳았습니다. 관여해야 합니다라면서도 그런데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 충분히 강경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평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싱가포르 회담의 실책이라고 보십니까?”라는 VOA의 질문에 번스 전 차관은 미국은 (-한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했고, 얻는 것 없이 북한에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북한은 싱가포르 회담이 끝난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핵무기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핵 물질은 어디에 있는지 등 핵 프로그램 현황조차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협상에서 이런 첫 번째 조치조차 취하지 않았는데 미국은 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근본적인 타협을 해줬습니다. 따라서 협상의 관점에서 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관대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북한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VOA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 줄곧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 중단을 성과로 강조하고 있는데요라는 질문에 번스 전 차관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고 있고, 미국과 일본, 한국을 위협하는 행동을 더 이상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해야 할 일이 더 많습니다. 북한에 대한 압박을 늘리기 위해 한국, 일본과 협력해 미국 측 지렛대를 더 늘려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대북제재를 느슷하게 만드는 데에 문재인 정권이 악역을 했다는 이유로 유엔의 전문가 패널은 문재인을 대북제재 명단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할 지경이다.

 

VOA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협상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현실적이라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번스 전 차관은 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라고 봅니다. 제 생각에 북한은 이런 외교적 대화를 하게 돼 매우 기뻐하고 있습니다. 압박이 느슨해지고, 신뢰할 만하고 국제적으로 용인되는 국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라며 김정은은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보험 격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진단했다. 매우 노련한 협상가들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나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비핵화 조치에 대한 북한의 진지성 여부에 대한 답이 불확실하다고 번스 전 차관은 지적했다.

 

그럼 협상 목표를 완전한 비핵화에서 어느 정도 낮춰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라는 VOA의 질문에 번스 전 차관은 협상의 관점에서 봤을 때 미국이 갑자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용납하겠다고 하는 것은 실수라고 봅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일본인들과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 용납할 수 없는 프로그램입니다. 미국인에게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미국은 북한이 핵탄두로 미 본토 타격 역량을 갖추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을 겁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것이 협상의 목표여야 하고요. 중국과 러시아 등 전 세계 국가들에게 이 목표 달성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북 핵 프로그램은 각종 국제법을 위반한 불법 프로그램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비핵화에 회의적이라고 언급하셨는데요라는 VOA의 질문에 번스 전 차관은 김정은은 지금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김정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지나치게 회유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상징성, 회담이라는 화려한 행사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을 한 뒤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라며 그런데 실제로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인들에게 부정직한 것이라고 봅니다라고 평했다.

 

김정은과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번스 전 차관의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의 양보적 조치가 따라올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이상 회담에 가지 말라고 조언하면서 김정은이 핵무기와 핵 물질을 신고할 준비가 됐다는 확신이 선결돼야 한다는 겁니다. 두 번이나 정상회담을 하면서 김정은으로부터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상황은 없어야 합니다라고 했다. “북한이 핵무기와 핵 물질을 신고할 준비가 됐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번스 전 차관은 김정은이 중간 지점에서 타협할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왜 2차 정상회담에 나서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VOA는 2월 5일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없었다는 건데, 민주당 지지자가 훨씬 회의적 반응을 보였습니다라며 미국 CBS 방송이 지난달 28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인 1,5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58%1차 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축소하지 않았다면서 오는 2월 말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을 열어선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지지 정당 분포에서 공화당 지지자의 10%만이 정상회담에 반대한 반면, 민주당 77%, 무당파는 57%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감축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17%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57%는 예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25%는 오히려 핵을 추가 개발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라며, VOA한편 미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공포감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며 미국의 군사 공격이 필요할 만큼 북한을 위협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6%, 지난해의 29%보다 10% 포인트 넘게 줄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다만 전체 응답자 가운데 69%는 북한을 여전히 미국과 그 동맹국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본다는 답을 했다고 VOA는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북한 핵무장 다루기에 대해 신뢰와 불신이 혼재된 미국의 여론이라고 할 수 있다. [허우 기자]

 

 

기사입력: 2019/02/05 [22:22]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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