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와 복수로 가는 적폐청산의 종말은?
복수·적대감 표출 적폐청산 무엇이 문제인가
 
서옥식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

취임 후 경제정책 실패로 국민의 원성이 높지만 적폐청산을 국정의 제1과제로 계속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政敵청산과 마오쩌둥-로베스피에르의 비극

복수·적대감 표출 적폐청산 무엇이 문제인가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복수와 적대감 표출로정적 감옥보내기정치보복 의심

정적 숙청으로 개혁 실패한 마오쩌둥-로베스피에르 비극 반면교사 삼아야

정부 적폐청산의 문제점...제도·시스템 개혁보다 인적청산에 방점

망신주기 등 치사하고 야비한 수법으로 진행되는보복성 청산누가 신뢰하겠나?

편견·선입견으로 미리 결론내린후 꿰맞추기·먼지털이·저인망식 수사통해 결론 정당화

올 상반기 압수수색 영장발부 118300, 하루 평균 640건 꼴로 사상 최대

한국은압수수색-수사 공화국’, 전국적으로 동원된 檢警 수사 인력 1천여명

DJ-노무현정권 비리는 묻혀둔 채 이명박-박근혜 정부만 뒤지는 것은내로남불극치

노무현 정부 뇌물액 1217억원으로 문민정부의 2.9배 국민의 정부의 4.3

서옥식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

 

문화혁명 때 마오쩌둥의 개혁을 지지하며 결연히 집회에 나선 철없는 여학생 홍위병들

 

문재인 정부 들어 적폐청산의 기치아래 사상 유례 없는 인적 청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두 명의 전직 대통령과 세 명의 국정원장, 장차관급을 비롯한 110여명의 전직 고위 공직자가 구속수감됐다. 국정원장의 경우 원래 4명이 구속수감될 뻔 했으나 1명은 영장이 기각되는 바람에 3명으로 줄었다.

    

인척청산 작업은 군부, 기업, 사법부도 예외는 아니다. 김관진, 박찬주 등 북한에 당당히 맞서는 참 군인들을 망신주고 조롱하며 압박해 퇴진시켰다. 삼성, 롯데, 한진 가()에 대한 사법처리도 이뤄졌다. 인적청산의 칼끝은 이제 전직 대법원장 등 사법부를 향하고 있다. 다음 차례는 일반인, 특히 보수 지식인이나 언론인, 탈북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그 우선 대상일지 모른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유튜브 방송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그뿐인가. 차기 대권(大權) 내부 경쟁자들에 대한 숙청도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안희정을 비롯한 반문(反文) 도전자들이 한 방에 추악한 성 범죄자라는 오물을 뒤집어쓰고 무대 뒤로 사라졌다.

 

현 정부의 적폐 내지 과거청산작업이 인적청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 스스로 촛불혁명정부라며 소위 촛불세력의 제안을 대부분 수용해 선정한 100대 국정과제 제1호가 적폐청산 이라는 것 적폐청산 중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대처(공소유지)에 전력을 다할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는 데서 극명히 드러난다.

 

이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적폐청산이 잘못된 제도와 시스템의 개혁·개선보다는 인적청산 또는 정치보복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다. 현 정부가 촛불혁명정부라며 적폐청산을 촛불정부의 제1 국정과제로 등치(等値)시킨 것도 잘못된 인식이다. 정치학에서 혁명이란 통상 국가 기본법인 헌법의 파과와 함께 정치권력의 변동을 의미하나 문재인 정부는 헌법에 의한 탄핵 결정으로 박 전 대통령이 물러난 뒤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출범했기 때문에 혁명정부가 결코 아니다.

 

현재 정부 13개 부처에 적폐청산위원회 또는 적폐정산TF(태스크 포스)가 설치돼 있으며 구성원들은 대부분 친여 인사나 좌편향 인사들인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적폐청산의 전위부대는 어디까지나 검찰과 경찰이다. 각 부처 자체의 적폐청산위서 특정 인사에 대한 과거를 뒤져 검경에 보고하면 이를 수사하는 식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적폐청산 작업에 투입된 검경(檢警) 수사 인력은 줄잡아도 1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이 이끄는 국정원 적폐청산 수사 하나에만도 서울중앙지검 전체 검사 242명의 약 40%에 달하는 90여명이 매달리고 있다 여기에 검찰 수사관, 경찰수사요원을 합치면 수사인력은 수백명에 달한다. 이런 모습은 누가 봐도 적폐청산이 사람 잡아들여 감옥 보내기에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이러한 검경 수사요원 대거 투입은 건국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적페청산위의 주 업무가 인적청산에 있다는 것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과 법원의 영장 발부 건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대법원과 대검찰청 집계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1-6) 법원의 압수수색영장 발부 건수는 118248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사상 최고치다. 정권이 좌파에서 우파로 넘어온 이명박 정부 집권 첫해인 2008년에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이는 수사기관들이 매일 650차례 꼴로 압수수색을 한다는 의미다. 누군가의 사무실과 집, 휴대전화, 은행계좌를 뒤진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한민국이 압수수색-수사 공화국이 됐다는 말이 이제 빈말이 아니다. 

적폐청산의 사령탑 윤석렬 서울중앙지검장

 

문제는 이러한 인적청산 작업이 망신주기와 인신공격, 인격모독 등 온갖 치사하고 야비한 수법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밝힌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적용된 범죄혐의의 큰 줄기는 사익(私益)을 챙기는 데 권력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처음부터 사사로운 이권을 챙기기 위해 대통령이 됐다고 검찰이 발표하면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하고 시사토론회 등에서 작살을 내는 양상이다. 이는 적폐청산의 전형적인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화이다. 살아 있는 권력이든, 죽은 권력이든 편견·선입견으로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역으로 꿰맞추기·먼지털이·저인망식 수사를 통해 결론을 정당화시키는 것은 정치보복에 해당한다.

 

정부와 사회 각 분야의 적폐 청산 작업을 보면 유감스럽게도 북한의 자아비판(自我批判), 중국의 홍위병식, 프랑스혁명의 공포정치식 인적청산 방법을 상기시킨다. 특정한 사안을 언론을 통해 침소봉대시켜 겁을 준 다음 이슈화하고 이른바 홍위병들을 동원하여 국민적 분노를 유도시킨 뒤 사법처리 수순을 밟는 형식이다. 최근 KBSMBC를 비롯한 소위 친여 언론매체 사태를 보면, 적폐청산(언론 정상화)이라는 미명 하에 민주노총 산하의 좌파 언론 노조들이 나서 집행부 임원들의 사퇴를 협박, 강압하면 친정부 좌파성향 인사들이 주축이 된 이사회가 거수기 식으로 새 집행부 임원들을 친여 인사들로 임명하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징역을 살았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만기출소하자 당대표와 대변인 논평들을 통해 정치탄압을 기획하고, 검찰권을 남용하며, 정권에 부화뇌동한 관련자들은 청산돼야할 적폐세력이라고 몰아붙였다. 집권당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유죄 판결을 두고 적폐라고 주장한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 그 뿐 아니다. 검찰은 이명박-박근혜 전대통령의 범죄혐의에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사용을 추가하고 상납의혹과 관련해 전 국장원장들을 구속기소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청와대가 관행적으로 사용해 왔던 것이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심재철 자유한국당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도 66400만원의 특활비를 사용했다고 폭로했으나 어느 수사기관도 아직 이를 적폐로 수사하지 않고있다. 내로남불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적폐청산TF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족 640만 달러 불법 수수사건은 묻어두고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망신준 이른바 논두렁 시계사건을 조사한다고 하여 눈길을 끌었다.

 

물론 적폐청산은 필요하고 관련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처벌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 정권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같은 좌파정권에서 벌어진 온갖 불법과 비리는 공소시효가 남은 사건들에 대해서도 손을 대는 시늉도 않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파헤치는 데는 혈안이 돼 있으면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적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정말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적폐가 없었다는 말인가? 김대중-노무현 정권때는 게이트 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명박-박근혜 정권보다 대형 권력형 비리가 훨씬 많았다. 의심스럽다면 그때 신문들만 한번 찾아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적폐로 지적되는 김대중(DJ)정부의 수많은 부정부패비리 사건 중 몇 개를 찾아보면 투입된 150여조원의 공적자금이 사라진 의혹을 비롯 외국 같으면 국가반역죄로 단죄되고도 남을 45천만불 대북(對北)불법비밀송금 사건(1998) 검찰총장부인·통일부장관부인·신동아그룹회장 부인 등 정부·기업체 저명인사 부인들이 연루된 옷로비 사건(1998) 검찰이 고의로 유도한 조폐공사 파업사건(1999) DJ ‘마당쇠로 불리는 동교동계 핵심 가신(家臣) 김모 의원 부인이 장차관과 대기업 사장 부인들로부터 걷어들인 29억 거액 보험모금 사건(1999) 권력이 개입한 벤처업계 황제 정현준의 500억 불법대출 게이트(2000) 2300억 은행 불법대출 대가로 주가조작,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가 이뤄진 진승현 게이트(2000) 계열사 전환사채 680억원 횡령 등 미끼로 주가를 조작한 뒤, 수사 무마를 위해 검찰·국정원·정치인에게 로비를 벌인 이용호 게이트(2001) DJ 3남 김홍걸을 통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DJ 인수위 보좌역 출신 최규선의 국정농단 게이트(2002) 홍일·홍업·홍걸 DJ 아들 3명의 수십억대 뇌물수수사건인 이른바 홍삼트리오 게이트’(1999-2002) 임동원·신건 두 전직 국정원장이 구속된 국정원의 민간인 전천후 불법도청사건(2005)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이밖에 DJ는 국민회의 총재시절 자신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정적(政敵)으로 불렀던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검은 돈 20억을 받았으나 아무 탈 없이 비켜갔다. 670억으로 주장되는 DJ의 거액 비자금 조성의혹사건도 15대 대선을 앞둔 199710월 김영삼 대통령(YS)수사 유보 지시와 함께 DJ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무혐의 종결처분되고 말았다. 만약 DJ 비자금조성사건이 민낯을 드러낼 경우 그의 대통령 당선은 물 건너갔다라는 것이 당시 분위기의 대세였다. 그래서 시중에는 YS가 결국 DJ의 당선을 도왔다는 이야기까지 회자될 정도였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월에는 최종흡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이 검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계좌에 자신의 친지와 측근 등 명의로 총 135000만 달러(14600억여 원)가 분산 예치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지만 검찰은 조사하려는 시늉도 보이지 않았다.

 

노무현 정권의 적폐들은 DJ정부를 뺨치는 것이다. 대선후보 시절 자신과 이재정, 최도술, 이영로, 신계륜, 정대철, 안희정 등 대선캠프 관계자들이 연루된 불법정치자금 113억 수수사건(2002)을 비롯 5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사행성 도박게임 바다이야기 사업 개입 및 조장 의혹 노무현 일가 640만 달러(70억원) 불법 금품수수사건 전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 연임 청탁과 관련한 노무현 형 노건평의 금품수수사건(남사장 자살) 노건평의 ()KEP(경남 김해 소재 전기 안전기기 제조업체) 소유자금 147천만원 개인용도 불법 사용 사건 세종증권 매각(매각대금 1100억원)비리와 관련한 노건평의 29억 수수사건 노무현 전 사돈 배병렬(아들 노건호 장인)의 거액 은행대출압력 등 권력형 비리사건 노건평의 처남 민경찬의 653억원 펀드 모금의혹사건 노무현 정치특보 이강철의 거액불법정치자금 수수사건 노무현 총무비서관 정상문의 대통령 특활비 125천만원 횡령사건 노무현 의전비서관 서갑원의 불법정치자금 수수사건 안희정, 이광재가 연루된 생수회사 장수천’(노무현의 진영중 동기생 선봉술 운영) 비리사건 안희정, 염동연, 여택수(노무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가 개입된 나라종금 비리사건 이광재, 여택수가 관련된 썬앤문 불법자금수수사건 노무현 청와대 정윤재 의전비서관의 금품수수사건 노무현 청와대 이재순 사정비서관의 JU그룹 게이트 연루사건 노 정권 정권 실세들과 결탁한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역대 정권 중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가장 도덕적이며 깨끗한 정부로 홍보되고 있으나 노 전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주변에 뿌려진 검은 돈은 425억원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39억원),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108억원)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부패한 적폐정권임이 드러났다. 우파정권보다 좌파정권에 대한 연대의식과 함께 진보성향을 보여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200949일 발표한 지난 15년간 뇌물부패 사건 통계에 따르면 참여정부 5년간 뇌물액수는 1217억원으로 국민의 정부(282억원)와 비교해 무려 4.3배에 이른다. 또한 권의주의 정권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던 문민정부(421억원)보다도 2.9배가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시기 5년 동안 노 전대통령 아래서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 비서실장으로 재직했다. 이처럼 노 대통령 5년간은 공직사회를 비롯해 권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부패 커넥션의 고리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었던 셈이다. 두 좌파 정권에서의 비리사건은 일부 종결된 것도 있지만 선거 때면 꼬리를 물고있는 DJ의 거액 비자금 조성 의혹, 노 전대통령 일가 640만 달러 수수 등 일부는 조사를 통해 반드시 철저히 규명돼야할 사건이다

 

적폐나 과거청산을 인적청산의 문제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는 것은 수천만 명을 굶겨죽이거나 학살한 마오쩌둥(毛澤東)의 개혁 실패나 프랑스 혁명 때 수만 명을 혁명의 이름으로 숙청한 뒤 자신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로베스피에르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잘 알 수 있다.  

 

 

문화대혁명 때 천안문 광장에 운집한 마오쩌둥 지지 홍위병들 

프랑스 혁명 때 과거청산(구체제(앙샹 레짐타파)을 한다며 혁명의 이름으로 국왕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포함정적을 최소 2만여 명이나 단두대에 처형하고 자신도 끝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공포정치의 원조이자 잔인한 도살자’ 로베스피에르 

기사입력: 2018/11/01 [20:53]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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