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판사, 검찰의 '밤샘조사 고문' 비판
판사가 밤샘조사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으면 돼
 
류상우 기자

 

인권침해의 소지가 높은 검찰의 밤샘 수사와 법원의 논스톱 재판을 현직 판사가 비판했다고 한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전날 검찰에 출석해 이날 새벽 5시에 귀가한 지 약 4시간 뒤인 16일 오전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 게시판에 검찰의 밤샘수사 관행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강 부장판사는 특정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법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한 것이라며, 조선닷컴은 이날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린 강 판사의 밤샘수사, 논스톱 재판에 대한 단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소개했다.

 

이어 강민구 판사는 잠을 재우지 않고 밤새워 묻고 또 묻는 것은 근대 이전의 네가 네 죄를 알렷다고 고문하는 것과 같다밤샘수사는 피의자·변호인이 동의해도 위법이라고 규정했다고 한다. “(밤샘수사로 작성된) 이런 조서(調書)의 증거 가치를 배척하면 단박에 고칠 수 있다. 형사재판 법관 한 명의 결단만 남았다. 검사를 비난할 게 아니라 법원이 변하면 된다, 강민구 판사는 판사들이 밤샘수사를 통해 작성된 검찰 조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결단을 내려 검찰 수사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조선닷컴은 평했다.

 

형사소송법은 밤샘수사에 대한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조선닷컴은 다만 과거 이를 둘러싼 인권 침해 논란이 제기되면서 검찰은 당사자가 동의한 경우 동의서를 받아 밤샘수사를 하고 있다하지만 이를 통해 작성된 조서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지는 판사 재량이다. 관련 대법원 판례도 없다. 그런 만큼 이제는 판사들이 그런 조서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말자는 게 강 부장판사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강 판사는 지난해 1월 소셜미디어에도 쓴 글인데 최근 법원 수사를 계기로 검찰의 조사 관행이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에 올렸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도 지난 8일 내부 통신망에 최근 한 법원 사무관이 검찰에 소환돼 긴 시간 동안 동일한 내용을 계속 되묻는 식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만 말하면 돼)’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검사는 불러서 조지고, 판사는 미뤄서 조진다는 말이 요즘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며, 조선닷컴은 검찰은 지난 6월 수사 착수 이후 50명 넘는 전·현직 법관들을 소환 조사했다며 판사들의 불만을 전했다. 검찰은 오전 930분부터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5시에 귀가한 지 9시간 만에 이날 오후 2시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고 한다.

 

밤샘수사, 논스톱 재판에 관한 단상(2018. 10. 16. 강민구)

 

아래 글은 예전에 적은 글을 조금 수정한 정도입니다.

 

특정 사건과 관련한 언급이 아니고, 법원의 공식 견해가 아니며, 어디까지나 평소의 제 주관적 견해이니 곡해하거나 견강부회가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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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관행 중 외국인이나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 눈에 비추어 봐서 이해할 수 없는 법조계의 관행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인 밤샘수사, 장시간 휴식 없이 논스톱 재판 진행 이 두 가지에 대해 봅니다.

  

1. 먼저 밤샘수사 부분입니다.

  

중범죄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 수사 관행을 보면 수시로 통밤을 넘겨 새벽이나 그 다음날 동이 트고 나서 수사기관에서 나오는 피의자 모습을 흔히 봅니다. 언론기관에서 아무런 비판 없이 보도합니다.

  

비록 피의자의 조서 확인 시간이 필요해서 밤을 샌다고들 핑게를 대지만, 그 시간까지 포함해서 적어도 초저녁 이내에 마쳐야 합니다. 선행조사를 근무시간인 18:00시 이내에 마치면 조서확인 시간이 필요해도 21시 정도면 귀가할 수 있습니다.

  

비록 피의자나 참고인이 이번 한 번에 다 끝내 달라는 요청이 있더라도 수사기관은 근무시간이 넘어가면 그 요청을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저는 이제는 이런 관행이 비록 당사자나 변호인의 자발적 동의가 있다 해도 위법이라고 외칠 때가 한참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필수 욕구 중 하나가 수면인데 잠을 재우지 않고 밤새워 묻고 또 묻고 하는 것이 과연 근대 이전의 "네가 네 죄를 알렸다"라고 고문하는 것과 진배없는 것입니다. 이미 학술적으로, 그리고 판례의 방론으로 이런 관행에 대한 우려가 지적된 바 있습니다.

  

사족 1

  

이런 조서의 증거가치를 배척하면 단박에 고칠 수 있습니다. 

형사재판 담당 법관 한 명의 결단만 남았지요.  

검사를 비난하고 욕할 게 아니라 판사가 밤샘조서를 증거로 불승인하면 하라 해도 안할 터입니다. , 법원이 변하면 검찰이 변하고, 나라가 다 변합니다.

  

사족 2

  

그 많은 시민단체, 인권단체, 시민운동가, 인권 강조 언론계 기자, 법조개혁을 핏대 높이는 자들은 왜 이 문제만은 그토록 침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민초들의 누구나 겪는 최소한의 인권, 기본권 문제인데 왜들 침묵하지요?

 

검색해보니 일부 언론에서 종전에 문제제기를 한 적도 보이지만 지속적인 캠페인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관행이야 말로 진정한 적폐라 생각합니다.

  

사족 3

  

당장 내일이라도 눈 밝고 소신 있는 법관 한 명이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하고 있는 사건에서, 이 사건 검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밤샘수사 결과물이라 증명력이 없다고 무죄 선고하면 그 다음날부터 한국의 수사 관행이 바뀝니다.

 

, 검찰의 문제이기도 하나, 결국 법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사족 4

  

부디 저의 사소한, 그리고 외로운 외침이 한국의 미란다원칙처럼 당장 내일부터라도 시정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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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중 전 원장님 SNS 포스팅에서 아래 인용

  

밤샘 조사

 

그동안 수사관행으로 굳어져온 철야신문은 인간의 수면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일종의 고문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이같은 해석론에도 불구하고 철야 신문의 관행은 여전하다. 언론에서는 철야 신문을 심지어 열심히 수사하는 모습으로 미화하기까지 하는 현실이다. 피의자 수사 시 하루 8시간의 수면을 보장하고, 연속해서 2시간 이상 신문할 수 없으며, 신문 시간의 막간에 휴식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영국의 수준에는 아득히 못 미치더라도, 최소한도 철야 신문은 허용될 수 없음을 법적으로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장시간의 야간 신문을 통해 얻은 자백과 진술은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할 수 있겠다.

 

- 한인섭, 형사소송법 중 개정법률에 대한 검토 및 대안, 서울대학교 법학 363·4(99), 1995년 발간 논문 중에서 인용

  

공소외 4는 검찰에서의 제1, 2회 진술조서 작성 당시 비록 이 사건에 관하여 처음으로 신문을 받기는 하였으나 30시간 넘게 철야로 조사를 받으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로한 데다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술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공소외 4.... 당시 미국으로 출국하여야 하는 상황임에도 출국금지조치가 내려진 상태여서, 수사관들이 구속 또는 출국금지조치의 지속 등을 수단으로 삼아 공소외 4를 회유하거나 압박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검사가 작성한 공소외 4에 대한 제1, 2회 진술조서도 그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6.01.26. 선고 2004517 판결 중에서 일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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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시간 논스톱 재판의 부당성

  

예전에 오대양 사건에서 밤을 세워 재판한 것이 칭찬 비슷하게 회자된 바 있고, 왕왕 국민참여재판에서 심야를 넘겨 논스톱 재판했다는 기사가 보입니다  

근래에는 오후 2시에 개정하여 6:30 동안 휴정 없이 논스톱 재판했다는 기사가 보입니다.

  

저는 이런 관행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아무리 좋게 봐 주어도 두세 시간 이상 쉬지 않고 재판 진행하는 것은 심히 부당합니다. 재판장이야 재판에 몰두, 집중하여 생리현상도 저절로 억제되나 참여관, 실무관, 피고인, 속기사, 대리인, 방청객들의 피로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중간에 십분 정도 휴정한다고 재판이 망가지지 않습니다.

  

흐름이 끊어진다고 이어서 하지만 이는 재판장 본인만 생각하는 처사입니다. 화장실 가고 싶은 욕구도 인간의 본질적 욕구 중 하나인데 법관이 무슨 권한으로 이를 억압시킬 수 있을까요.

  

이제는 이런 잘못된 법조계 관행들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다 라고 외쳐야 할 때가 한참 지났습니다.

 

제 주장에 좀 과격한 언사가 있어도 새겨서 이해하리라 믿습니다....

 

 

기사입력: 2018/10/17 [14:18]  최종편집: ⓒ 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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